🧗구독자 님, 암벽화 세탁하세요?

암벽화 사고 한 번도 세탁한 적 없는 사람?? 🙋‍♀️🙋‍♂️

2024. 12. 6.

🧗구독자 님, 암벽화 세탁하세요?

To. 구독자 님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평범한 하루라고 말하기에는 하 수상한 요즘입니다. 지난 메일은 추위가 찾아온 클라이밍 업계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어둡게 시작했는데요. 일주일 내내 ‘이번 메일에 전할 만한 밝고 활기찬 소식은 없나?’ 고민하며 보냈는데, 그 고민이 무색하게 되었네요. 하지만 사회가, 시대가,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어둡고 춥더라도! 더 나아질 내일을 착착 준비하며 나아가자고요.

무엇보다 슬스팀은 구독자 님이 있어 든든하답니다. 지난번 레터에 대한 답장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작은 희망의 빛을 보았거든요. 이렇게 따뜻한 관심으로 함께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듯해요. 슬스팀도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할게요! 우리 모두 아자아자!! 🔥🔥

오늘 준비한 레터는요! 💁
1️⃣ 클팁: 암벽화 관리 방법 ‘여기’에 물어봤습니다.
2️⃣ 슬스 Pick!: 슬스팀이 선정한 클라이밍 콘텐츠를 추천해요.
*지난 레터에 보내주신 정성스러운 답장도 맨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클팁

꼬질꼬질 암벽화, 이렇게 관리해도 될까?

누구는 암벽화를 빨면 안 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빨아도 된다고 하고, 잘 모르겠으니 전문 업체에 맡기라고도 하고… 도대체 암벽화는 어떻게 관리하는 걸까요? 답답한 마음에 슬스팀이 직접 물어봤습니다. 바로 ChatGPT, 구글, 네이버에요!

(1) 사용 후 잘 말리세요!

암벽화 관리 방법을 묻는 말에 ChatGPT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땀 제거: 사용 후 암벽화 안쪽이 땀으로 축축하다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뒤집어 말려주세요. 너무 습하면 악취와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바람이 잘 통하는 곳: 암벽화를 밀폐된 가방에 오래 보관하면 냄새가 심해지고 소재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사용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공간에 보관하세요.

또한 구글에 ‘climbing shoes care’라고 검색했을 때 뜬 가장 첫 번째 웹사이트에서도 반드시 건조할 것을 강조했는데요.

암벽화를 건조하면 악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동 후 암벽화는 땀으로 인해 따뜻하고 축축합니다. 박테리아가 번성하기에 완벽한 환경이죠. 대부분 클라이머는 양말을 신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땀이 쌓이면 꽤 심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신발을 꺼내 말리는 습관을 들이세요.

네이버에 ‘암벽화 관리 방법’을 검색하자 가장 상단에 뜬 콘텐츠에서는 냄새 예방 방법으로 개방된 공간에 보관할 것을 권장했죠.

등반이 끝난 후에 암벽화를 가방 안에 박아두지 마세요. 땀에 젖어 습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번식하기 쉽습니다. 통풍을 시키고, 습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방에서 꺼내서 야외에다 보관해요!

(2) 탈취제를 사용하세요!

위와 같은 채널에서 모두 탈취제 사용을 추천해 주었는데요. ChatGPT는 상품명 언급 없이 ‘신발 탈취제나 소다 가루’를 넣으라고 조언했고요. 구글 검색 결과에서는 ‘Boot Bananas Shoe Deodoriser’라는 상품을 추천해 주었어요.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가루 형태의 탈취제는 땀과 섞이면 신발에 진흙 같은 잔여물을 남기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흠… 아직 그랜즈레미디 제품을 쓰면서 그렇게 된 적은 없는데 말이죠. 물론, 한국의 블로거 후기인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는 그랜즈레미디를 필수템으로 꼽았답니다.

(3) 세탁해도 됩니다!

와, 놀랍게도 3개 채널 모두 세탁해도 된다고 하는데요! 다만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달랐어요.

ChatGPT

가벼운 세척: 더러움이 심하다면 미지근한 물과 부드러운 비누로 닦아주세요. 강한 세제를 사용하면 재질이 손상될 수 있으니 피하세요.
물세탁 주의: 일부 암벽화는 물세탁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물에 장시간 담그면 접착제나 고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세탁 시 꼭 제조사의 권장 사항을 확인하세요.
세탁 후 건조: 세척 후에는 신발 내부까지 완전히 건조해야 합니다. 그늘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헤어드라이어나 히터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

구글 검색 결과

사전 세탁(선택 사항): 신발을 세척하기 전에 따뜻한 물에 약 1시간 담가두면 먼지와 때를 제거하기 좋습니다. 가죽 신발은 세척하기 전에 신발을 담가 두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일부 부드러운 신발은 담가 두어서는 안 됩니다. 암벽화 제조사 웹사이트를 참고하세요.
작은 솔을 사용하여 신발을 손으로 씻으세요. 오래된 칫솔이 좋은 도구가 될 거예요. 작은 원을 그리며 신발 안팎의 먼지와 때를 벗겨내세요.
비누(선택 사항): 순한 비누나 세탁 세제를 추가하는 경우 매우 약하게 희석해야 합니다. (대부분 제조사는 비누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물이 맑아질 때까지 신발을 헹궈주세요. 물은 절대 뜨겁지 않게 하세요. 암벽화 접착제가 녹을 수 있어요.
선풍기와 같은 건조 방법을 사용해 등반화를 완전히 말립니다. 부드러운 타월이나 키친타월로 두드려 말리면 신발 내부의 물기를 제거할 수 있어요. 건조기는 낮은 온도에서도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네이버 검색 결과

차가운 물 혹은 미지근한 물 받기(뜨거운 물 절대 금지)
중성세제나 비누 풀기
솔을 이용해 신발 세척
마른 수건으로 잘 닦아주기
신발에 신문 채워넣기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건조하기

전체적인 과정은 다 비슷비슷한데, ‘물에 담가도 된다 vs 안된다’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것 같아요. 특히 구글 검색 결과에서 “제조사에 확인하라”는 경고가 반복적으로 나와서 더 걱정됐는데요. 그래서 스카르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죠.

Q. 암벽화를 세탁할 수 있나요?
A. 물론이죠! 반드시 세척해야 해요. 발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편안함, 부드러움, 성능 등을 유지하려면 정기적인 암벽화 세척이 필요합니다. 다만, 세탁기에 넣지 마세요.

앗, 그런데 이볼브는 다른 의견이었어요.

암벽화 세탁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합성 가죽 암벽화를 세탁하면 소재가 더 빨리 분해되고 접착제가 벗겨질 수 있어요. 신발을 세탁하는 대신 살균 물티슈나 스프레이로 신발 내부를 닦고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발을 세탁해야 한다면 차가운 물과 가벼운 세제로 손빨래하세요. 신발을 닳게 하는 솔을 사용하지 않고,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닦은 다음 자연 건조하세요. 절대 암벽화를 햇빛이나 헤어드라이어로 말리지 마세요. 또한 가죽 제품은 세탁하지 마세요. 가죽 신발은 세탁 시 늘어나고 이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암벽화를 가지고 있나요? 아무래도 세탁 관련 지침은 반드시 제조사의 의견을 확인해야 할 듯해요.

구글과 네이버에서 확인한 콘텐츠는 링크도 달아두었으니, 자세히 읽어보시면 더욱 도움이 될 거예요. 혹시 암벽화 셀프 세탁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면 슬스팀에 노하우와 성공 여부를 공유해 주세요! (이번 주말에 한 번 도전해 볼까 봐요. 😂)

답장 보내기

📌슬스 Pick!

간단하게 암벽화를 세탁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이에요. 놀랍게도 물에 담갔다가 세척하는데요. 댓글까지 꼼꼼하게 읽어보니 꽤 성공적인 세탁 방법인 것 같아요. 다만 느낌인진 모르겠지만 약간 사이즈가 줄어든 듯하다고 하네요. 😇 그냥… 세탁 업체에 맡길까요? (광고 아니고 진지한 고민이에요.)

💌답장

스스로에게 외친 투지를 돋구는 한마디가 태도를 변하게 하고 실질적인 결과까지 바꿨던 그 솔직한 이야기가 삶을 살면서 꽤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좋은 공감이 돼 좋았습니다: )

└ 솔직한 글에 정성 어린 답장 보내주셔서 더 감사해요. 앞으로도 진솔한 이야기를 더 담아볼게요.

제가 홈짐으로 선택하고 2년 넘게 운동했던 암장(수원시 언더독)이 운영 종료를 앞둔 상황이라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개성이 살아 있는 작은 암장들이 우리와 더 오래 함께할 방법이 없을까요? 저도 되려 슬스레터에 묻고 싶어요.

다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클라이밍이 생활체육으로 대중화 가능성을 보이자 피트니스 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내다 본 자본 투입으로 암장의 대형화, 체인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는데요. 그 과정에서 하드웨어가 열세인 소규모 암장들이 도태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클라이머로서 암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홈짐, 트레이닝, 등반 커뮤니티라는 개념이 저변에 있죠. 반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활체육으로 접한 사람들은 쾌적하고 넓은 시설, 새로운 홀드, 트렌디하고 재미있는 세팅,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SNS에 올릴만한 포토존, 이용자 진화적인 이벤트 등을 더 원해요. 소비자의 특성과 니즈도 달라졌다고 봐요.

스포츠클라이밍은 이제야 대중화의 초입에 들어섰고, 생활체육 영역에 있는 각종 구기 종목, 피트니스짐이나 필라테스 같은 헬스케어 업종과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황이죠. 그들과도 경쟁해야 하니 대규모 체인형 암장들은 더 커지고, 피트니스 시설과 카페 같은 편의시설까지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해 갈 겁니다. 어째든 지점도 없고, 규모도 작은 로컬암장들에게는 매우 추운 겨울이 되겠지요. 이럴수록 작은 암장들은 본질에 더 충실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클라이밍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열정과 투지. 우리의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는 순수한 열망과 내적 몰입에 의한 성취감은 클라이밍에 내재된 또 다른 DNA이거든요. 코로나 기간에 오픈한 많은 볼더링 암장은 쾌적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정말 좋은 공간이었지만 클라이밍 본질에 강점이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라이프스타일로서 클라이밍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클라이밍을 통한 성장과 사람들과의 교류, 성장을 위한 노력의 시간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어야 사람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애정을 받고 고유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 저도 ‘이제 어디를 홈짐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던 와중에 질문을 받게 되니 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클라이밍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가 제 인생의 화두였는데 아직도 진행형인 것 같습니다.

└ 조금 긴 답장이라, 전문을 올릴지 살짝 고민했는데요. 클라이밍과 그 업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져서 차마 생략할 수 없었어요. 어려운 시기에도 클라이밍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클라이머가 많아서, 앞으로도 살아남겠구나 싶더라고요. 답장을 보내는 데도 많은 시간이 들었을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해요. 이 답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마구 흩어져 있던 단편적인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어요. 동시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요. 주신 의견을 더 깊이 고민해 보고 슬스팀이 작은 암장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2025년에는 한 번 도전해 볼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이 입문 10년 차였는데 다쳐서 지금 회복 중입니다. 내년에는 복귀를 준비 중인데 지금은 재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제 경험을 토대로 적은 내용입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여러 이벤트를 자주 하면 좋을 듯싶네요. 이벤트로 회원 간 교류가 잦아지면 친밀도도 높아지고 장기 등록 회원도 많아지겠죠? 회원들과 함께 야외(인공 외벽 및 자연 암벽) 등반 또는 암장 내에서 소규모 타이틀이 걸린 파티나 단체로 다른 암장에 방문해 타이틀전을 진행한다든지 이런 이벤트로 회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해주면 좋을 듯싶네요. 우선은 회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게 중요한 듯합니다.

└ 말씀 주신 것처럼 작은 로컬 암장끼리 연맹(?)을 맺고 상호 방문하는 방법도 좋은 듯해요. 작은 암장을 경험해 볼 기회를 늘린다는 점에서요. 로컬 암장에는 직접 느껴봐야만 알 수 있는 매력이 있는데 아무래도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요.

2024. 12. 06.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라며
54번째 편지 From. 슬로우스타터